▲ 부천세종병원 안동현 과장(비뇨의학과)[데일리투데이 이정석 기자]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면 방광암이나 신장암 등 악성종양을 걱정하기 쉽다. 반대로 혈뇨가 한 번 나타났다가 사라지거나 통증이 없으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혈뇨는 감염이나 결석부터 요로계 악성종양까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어 증상이 사라졌더라도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천세종병원 안동현 과장(비뇨의학과)은 14일 “혈뇨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암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반대로 통증이 없거나 한 번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고 안심해서도 안 된다”며 “중요한 것은 혈뇨의 원인을 정확히 확인하고, 필요한 검사와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혈뇨는 크게 육안적 혈뇨와 현미경적 혈뇨로 나뉜다. 육안적 혈뇨는 소변이 붉거나 갈색으로 변하는 등 피가 섞인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상태다. 현미경적 혈뇨는 소변 색깔에 특별한 변화가 없지만 검사에서 적혈구가 확인되는 경우로,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
특정 음식이나 약물, 대사물질 등으로 소변 색깔이 붉게 변하는 가성 혈뇨도 있어 실제 혈뇨인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혈뇨의 원인은 암, 감염, 염증, 결석, 전립선질환, 요로계 기형 등 다양하다. 배뇨통이나 옆구리 통증, 발열, 배뇨장애 등이 동반되면 감염이나 결석 등을 의심할 수 있으며, 여성은 월경 등 산부인과적 원인도 고려해야 한다.
다만 특별한 통증 없이 혈뇨만 나타나는 경우에도 주의해야 한다. 특히 눈으로 확인되는 육안적 혈뇨는 요로상피암 등 악성종양의 신호일 수 있어 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진료와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증상이 사라졌다는 이유만으로 원인 질환까지 없어졌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현미경적 혈뇨는 육안적 혈뇨와 달리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검사를 시행하지 않는다. 나이와 흡연력, 소변에서 확인되는 적혈구 수, 요로암 위험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저위험군·중간위험군·고위험군으로 구분하고, 위험도에 따라 검사 방법과 추적 관찰 계획을 결정한다.
제시된 위험도 분류 자료에 따르면 요로암 발생률은 저위험군 0~0.4%, 중간위험군 1.0~3.1%, 고위험군 5.7~6.3% 수준이다.
저위험군은 일반적으로 비교적 젊고 흡연력이 적거나 없으며, 소변검사에서 적혈구가 소량 확인되고 다른 요로암 위험요인이 없는 경우다. 이때는 즉시 침습적인 검사를 하기보다 일정 기간 후 소변검사를 반복하는 방식으로 추적할 수 있다.
중간위험군은 나이와 흡연력, 소변 속 적혈구 수 등에서 위험요인이 확인되는 경우로, 요도·방광 내시경과 신장 초음파검사 등을 고려한다. 고위험군은 고령, 장기간 흡연, 많은 양의 적혈구 검출, 과거 육안적 혈뇨 경험 등 위험요인이 있는 경우로, 요도·방광 내시경과 요로 컴퓨터단층촬영(CT) 등 보다 정밀한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빈뇨나 급박뇨, 배뇨통이 지속되는 경우, 과거 골반 방사선치료나 일부 항암제 사용 이력이 있는 경우, 요로암 가족력과 린치증후군, 특정 화학물질에 대한 직업적 노출 등도 위험도를 평가할 때 고려한다.
혈뇨 검사에는 초음파와 CT, 요도·방광 내시경 등이 활용된다. 초음파는 방사선 피폭 없이 신장과 방광의 구조적 이상을 살펴볼 수 있지만, 작은 병변이나 일부 요로계 이상을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 CT는 결석이나 종양 등 요로계 이상을 자세히 평가하는 데 유용하지만 방사선 피폭과 조영제 사용 여부 등을 고려해야 한다.
요도·방광 내시경은 요도를 통해 내시경을 삽입해 방광 내부를 직접 확인하는 검사로, 방광 종양 등 이상 병변을 발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검사 방법은 환자의 위험도와 증상, 기저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아스피린이나 항혈소판제·항응고제를 복용하는 환자도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약물은 출혈을 쉽게 일으키거나 출혈 정도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약물 복용만으로 혈뇨의 원인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 약물과 별개로 요로계 질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평가가 필요하다.
정밀검사에서 특별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때 모든 환자에게 무조건 반복적인 검사를 시행하기보다는 혈뇨의 지속 여부와 위험요인, 이전 검사 결과 등을 토대로 담당의와 추적검사 필요성을 논의해야 한다. 특히 과거 검사에서 이상이 없었더라도 새로운 육안적 혈뇨가 나타나거나 혈뇨가 심해지고 배뇨 증상이 새롭게 발생했다면 재평가가 필요하다.
혈뇨의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도 달라진다. 감염이 원인이라면 해당 질환을 치료하고, 결석은 크기와 위치 등에 따라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종양이 의심되는 병변이 발견되면 추가 검사와 조직검사 등을 통해 진단하고 필요한 치료를 진행한다.
안 과장은 “혈뇨가 발생했을 때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증상이 사라졌다는 이유로 필요한 검사를 미루거나, 과거 검사에서 이상이 없었다는 이유로 새로운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이라며 “혈뇨는 조기에 발견하고 진단하면 적절한 시기에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을 찾아내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자신의 위험도에 맞는 검사와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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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6-10-14 15:44: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