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투데이 강인범 기자] 한국의 천재 시인 이상(李箱)이 국제적인 인정을 받기 어려운 이유는 그의 작품 속 언어인 시어(詩語)를 번역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시(詩)는 독자의 감정이나 상상력을 자극하는 문학 작품으로 작가의 뜻이 독자에게 잘 전달되고 공감돼야 한다.
즉, 독자와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시인 이상(李箱)의 작품 속 시어(詩語)는 문법을 무시하거나 수학 기호를 넣는 등 동시대 언어 체계를 뛰어넘는 실험적인 시도가 많아 독자와 소통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이런 어려움을 인공지능(이하 AI)을 이용해 풀어보고자 한 전시가 있다. 9월 15일부터 9월 29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 뮤지엄 4층 둘레길갤러리에서 개최되는 ‘잘 알아듣지 못했어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세요’ 전시다.
전시는 한국의 아방가르드 문학가 이상(李箱,1910~1937)의 시와 네덜란드의 초현실주의 시인 폴 반 오스타이옌(Paul van Ostaijen,1896~1937)의 시에서 추출한 텍스트 데이터를 양국의 젊은 예술가 두 명이 AI를 이용해 재구성한 것이다.
전시는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언어로 이뤄지는 소통은 오히려 소통의 걸림돌이 될 때가 많다. 상호 간의 존중, 의지, 수고가 수반되는 진심이 담긴 소통의 중요성을 전하고자 기획자는 전시명을 ‘잘 알아듣지 못했어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세요’로 정했다.
전시는 총 3개의 작품이 미디어아트 형태로 전시된다. 관람객들은 문학, 음악, 미술로 재구성된 작품을 통해 시인 ‘이상(李箱)’과 ‘폴 반 오스타이옌(Paul van Ostaijen)’을 보다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번 전시의 특징은 소통을 매개로 양국의 대표 시인 작품을 현대 젊은 예술가들이 AI 기술을 이용해 재조명했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시는 단순히 네덜란드와 한국의 문화 교류뿐만 아니라 근대와 현대를 연결하는 시대를 초월한 국제 교류의 장으로써 의미를 갖는다.
박제언 전시기획자는 “현 시대에 발생하는 젠더 간, 계층 간, 지역 간 소통의 오류는 그 속에 담긴 ‘진심’이 전달되지 않아 비롯된 것이다. 진정한 소통을 위한 노력, 즉 ‘진심’이 전해지는 사회가 되는데 이번 전시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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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dailytoday.co.kr/news/view.php?idx=76100기사등록 2022-09-15 10:2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