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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와 모래 사이, 김응길 지음, 172쪽, 1만2000원


[데일리투데이 황소현 기자]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도 타인처럼 변해가는 코로나 시대에, 현실을 거스르기라도 하듯 관계의 회복과 성찰, 그리고 세월의 흐름을 진솔하게 표현한 시집이 출간됐다.


북랩은 사물과 사람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세상과 우리 사이의 틈을 시적 언어로 채우는 김응길의 시집 ‘모래와 모래 사이’를 펴냈다고 4일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이전에도 개개인의 파편화는 가속화되고 있었다. 이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물리적 거리는 물론, 심리적 거리까지도 멀어지고 있다. 시인은 이런 현실에 저항을 하며, 속도와 밈(meme)의 시대에 역행하는 사색과 시적 언어로 관계의 회복과 위로를 주장한다.


표제작인 ‘모래와 모래 사이’에서 관계의 틈을 메우는 회복과 위로를 찾을 수 있다. “멀리 바다가 보이는/ 모래톱에 앉아/ 물의 흔적으로/ 사이를 메우며/ 서로를 감싸고 있는/ 모래와 모래들” 이렇듯 사물의 틈에서 시작된 사색은 사람의 관계로 이어진다. “익숙한 타인이 되어/ 참 멀리 와 버린/ 너와 나 우리는/ 정으로 사랑으로/ 사이를 메우고 있을까/ 얼마나 단단하게” 하지만 관계의 시작은 끝맺음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시인은 말한다. “서로에게 상처 주며/ 오랜 시간 헤매다/ 종착역을 앞두고/ 전리품들을 정리하며/ 위로를 찾아/ 뒤적이는 세월의 흔적” 여기서 우리는 영원할 수 없지만 영원을 꿈꾸는 희망에서 시의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이것은 손가락 하나로 거의 모든 것을 검색하고 즐길 수 있는 오늘날에도 시인이 존재하는 이유이다.


시간의 공백을 덤덤하지만 명료한 시적 언어로 표현한 ‘못’은 시간의 틈을 메운다. “고향 집 흙벽에/ 박혀 있는 못/ 언제부터 그곳에 있었을까/ 머리가 반들거린다.” 여기서 못은 한때 무언가의 위로가 됐다. “아무도 받아 들지 않는/ 땀에 젖은 작업복을/ 말없이 받아 들고/ 지키고 있었을 너/ 지난한 가난을/ 눈길 주지 않는/ 구석진 곳에서/ 함께하고 있었구나.” 이렇듯 세상의 틈을 발견하고 그것을 메우는 시인의 시선은 우리에 많은 울림을 준다.


시인 김응길은 1999년 월간 ‘문학 21’과 계간 ‘오늘의 문학’으로 작품 활동 시작한 이후 ‘그리하여 포말이 되고 싶다’, ‘쉼표와 마침표’, ‘그냥’, ‘나에게 내가’ 등 여러 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2020년 ‘오늘의 예술가상’, 2021년 ‘한국인터넷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시인은 시간이 흐를수록 시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allen91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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