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탁 목사의 ‘코로나 시대, 기독교인들을 위한 신앙가이드’]
'간증: 강제추방 직전에서' 3편
글/ 양의탁 목사
미국 Assemblies of God (A/G) 한국총회 소속 목사
고백교회 담임목사 (美 시카고 지역)
“스티븐, 안녕하세요? 나는 매니저 에드워드입니다. 서비스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키가 크고 섞인 금발의 미국 사람이었다. 나는 순간 핑계거리를 대야만 했었다. 시간이 없으나 태연해야 했고 에드워드가 불쾌하지 않게 그곳을 도망칠 방법을 최대한 빨리 찾아야만 했다.
그런데 그럴 여유도 없이 그는 나에게 다가와 안내를 하며 인솔을 해주는 바람에 이것저것 머뭇거릴 틈도 없이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나는 계속 주변을 둘러보며 핑계거리를 찾고 있는데 금세 어느 방으로 나를 안내해서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방은 유학생들에게 있어서는 호랑이 굴과 같은 죽음의 방이었다. 그곳은 유학생들에게 악명 높은 입국 특별심사가 이뤄지는 방이었다. 즉, 외국에서 미국으로 입국하는 사람들 중에 특별히 이상하다 싶은 사람이 있으면, 공항경찰들은 그들 중에 마음대로 무작위 선발해서 아주 세밀한 조사를 하게 되는데 그 때 사용되는 장소였다.
이곳에 들어오면 누구든지 속옷만 남기고 모두 벗은 채 소유한 모든 소지품 등 물품들을 다 조사받게 된다. 특별히 한국유학생 가운데는 이곳에 끌려와서 핸드폰을 포함한 소지품 등을 조사받다가, 일하고 있다는 증거가 발견됨으로 그 자리에서 곧바로 강제추방 당한 사람들이 종종 발생되었던 곳이기도 했다.
그래서 유학생들에게 이 방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공포스럽게 전해지고 있었고 당연히 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내 발로 이곳을 스스로 들어온 것이다. 말도 안되는 상황을 내 스스로 만들어 놓고 그곳에 서 있게 된 것이었다. 뒤 돌아설 여유도 도망칠 틈도 없이 철재 보안유리창 너머에 앉아있는 경찰관 앞에 서게 되었다.
그는 나에게 아이디 즉 신분증을 요구했다. 운전면허증을 요구하는 것인데 내 운전면허증에는 일할 수 없는 신분증이라고 적혀 있는 면허증이었다.
그러므로 그 경찰관이 내 신분증을 보는 순간, 나는 곧바로 그 방에서 붙들려 출국장으로 끌려 나가게 되고, 잠시 절차를 밟은 후 한국으로 보내지게 되는 급박한 상황이 곧이어 벌어지게 되어 있었다. 누가 말했던가! 간이 콩알만 해진다고.
나는 그 순간 실제로 내 몸속의 큰 간덩어리가 점점 쪼그라들어서 콩알만 해지는 느낌을 아주 리얼하게 느낄 수가 있었다. 너무도 두려웠다. 나는 마음속으로 주님을 수없이 불러 외쳤다. 소리 없는 외침이 내 영혼속에서 발버둥쳤다.
나는 스스로를 크게 질책하면서 꾸짖었다. “ 이 미친놈, 정신나간 놈아! 너의 경솔함으로 네 인생 뿐 아니라, 네 사명 뿐만 아니라, 네 자식들의 미래까지 다 엉망진창을 만들게 되었으니 너를 어찌하면 좋을까?”
나는 그렇게 스스로를 자책하면서 한편으로 주님을 붙들고 매달렸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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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dailytoday.co.kr/news/view.php?idx=61482기사등록 2022-01-02 11:16: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