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투데이 황소정 기자]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은 ‘세월로 쓰고 마음으로 그린, 시와 그림 이야기’란 주제로 40명의 문해 학습자들이 배움 속에서 찾은 인생의 희망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해낸 ‘2021년 서울지역 문해교육 시화전’을 온라인 개최한다고 밝혔다.
학습자들은 가난과 차별 등으로 배움의 때를 놓쳤다고 생각해오다 서울시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새롭게 쌓은 배움의 결실과 평생 가슴 한구석에 담아두었던 ‘내 삶’의 이야기를 작품 속에 풀어놓았다.
이번 온라인 시화전은 유네스코가 정한 ‘문해의 달’ 행사의 하나로 서울지역 문해 학습자들이 학습 성과를 공유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마련된 행사다. 현재 홈페이지(slec.kr)에 접속하면 누구나 볼 수 있다.
코로나19와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문해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학습자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지난해(111개)보다 올해 훨씬 많은 작품 190점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심사를 거쳐 선정된 40개의 수상작이 이번 시화전에서 공개된다.
대표적인 수상작 4편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서울특별시장상을 받은 박영자 학습자(80세)는 ‘어머니 전상서’라는 작품에서 “글을 못 쓰는 자신의 손이 부끄러웠던 적이 있다”고 밝히며, “예순다섯의 나이에 한글을 공부하며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 가사를 읽고 팬레터를 쓸 수 있는 자신이 좋아졌다”고 고백한다.
서울특별시교육감상을 받은 김련 학습자(67세)는 ‘60년 만에 되찾은 여름’이라는 작품에서 선생님의 육성회비 독촉 때문에 학교에서 쫓겨난 한 여름날, 학교를 그만두는 자신의 눈물과 땡볕 아래서 일하던 어머니의 땀방울을 씻어주지 않은 소나기에 대한 원망을 글과 그림으로 담았다.
전국 문해교육 시화전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상을 받은 김종원 학습자(70세)는 ‘하늘나라 집사람에게’라는 작품에서, 과거 글을 모르던 자신을 대신해 주던 아내에 대한 그리움과 글을 배움으로써 얻은 용기를 담았다.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상을 받은 박광춘 학습자(79세)는 ‘나는 세상을 거꾸로 살아요’라는 작품에서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이 아니 팔십이 다 돼서 잘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라며 “글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공부할 때마다 어린아이로 돌아간 것과 같은 설렘을 느꼈다”고 전했다.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은 오는 10월 5일 ‘2021년 서울지역 문해교육 시화전’의 소규모 시상식을 개최해 수상자를 격려하는 시간을 갖는다. 시상식 영상은 14일부터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김주명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장은 “이번 시화작품에는 가슴 아린 삶의 서러움도 있지만, 글을 깨우치고 세상을 긍정하며 새로운 미래를 그리는 학습자들의 모습이 있어 큰 감동을 준다.”며, “시화 작품을 감상하는 분들도 함께 평생 배움의 의미와 가치를 느끼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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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dailytoday.co.kr/news/view.php?idx=55547기사등록 2021-09-30 12:3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