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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영의 IT'★'] 나른한 오후, 가야금 위에 나비 한 마리...가야금으로 듣는 장자의 ‘호접몽‘ 2020-06-26
정지영 기자 http://www.dailytoday.co.kr/



무위자연을 노래한 장자는 지난 밤 꿈에 나비가 되어 펄럭이며 날아다녔다. 너무 기분이 좋아서 내가 나인지도 몰랐다. 그러다 꿈에서 깨니 나비가 꿈에서 내가 된 것인가? 내가 나비가 된 꿈 꾼 것인가?’를 제자와 논한다.

 

장자는 꿈인지 현실 인지에 대한 구분의 무의미 함은 더 나아가 크고 작음, 아름답고 추함, 선하고 악함, 옳고 그름을 구분하려는 욕망 역시 덧없는 것일 뿐이라는 인식으로 나아가며 자연과 동화된 삶을 추구하기를 원했다.

 

숙명가야금연주단에서 악장으로 활동했던 박정혜 연주자가 최옥삼 류 가야금산조를 나비라는 타이틀로 재해석한 앨범이 오늘 626일 발매되었다.


산조는 느린 속도로 시작해 점점 빠른 속도로 옮겨가는 일정한 장단 틀 안에서 우조, 평조, 계면조의 악상 표현과 선율의 질서가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악 독주곡이다


장단의 속도에 따라 악장이 구분되고 장단 마다 음악의 느낌과 기분이 달라지는데 이것을 나비의 이름을 빌려 음반을 구성하였다. 진양조, 중모리, 중중모리, 늦은 자진모리, 자진모리, 휘모리가 모시 나비, 멧 노랑 나비, 제비 나비, 오색 나비, 물결 나비로 탈바꿈한 것이다.

 

가야금산조를 연주하는 앨범인데 가야금산조가 아닌 나비라는 타이틀로, 장단명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나온 것은 이번 앨범이 유일하며, 그 시도가 흥미롭다.

 

전통음악 가야금산조라는 이름을 나비로 바꾸는 작은 행위가 전통음악에 접근하는 유입 경로를 넓혀주어 대중들이 전통음악을 즐기는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라 기대해 본다.

 

장구 연주는 타악 연주자 박윤미가 맡았다. 선율과 리듬만으로 채워지는 산조음악에서 장단의 역할은 매우 큰데 일정한 장단의 틀 안에서 가야금 선율에 따른 장단의 가감, 변화 무쌍한 장단꼴의 변화도 음악을 듣는 재미를 한층 더 할 것이다.

 

나른한 오후, 가야금 선율에 앉은 나비 한 마리가 되어 장자의 호접몽을 꾸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글/ 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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